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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장. 현실을 설계하는 기준

“이번 분기는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겠습니다.”
회의실에 울려 퍼지는 결의의 말.

하지만 많은 팀장은 알고 있다.
이 다짐이 보통 3주를 넘기지 못한다는 것을.

문제는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대부분의 실패는 의지로 해결하려 했기 때문에 생긴다.


1. 의지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팀장이 가장 자주 하는 착각은 이것이다.

“팀원 의지가 약하다.”
“조금만 더 버텼으면 됐는데.”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의지로 버틴 팀은 거의 없다.
대신 상황이 버텨준 팀이 남는다.

사람은 의지가 생겨서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질 때 움직인다.


2. 의지로 설명하면 판단이 흐려진다

같은 결과를 두고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온다.

  • “저 사람은 책임감이 없어.”
  • “저 사람은 환경이 안 맞았던 거야.”

대부분의 팀장은
첫 번째 설명을 택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구조다.

  • 권한은 없는데 책임만 있다
  • 기준은 바뀌는데 설명은 없다
  • 피드백은 늦고 결과만 남는다

이 상황에서
의지를 요구하는 건
사람을 지치게 할 뿐이다.


3. 금지는 행동을 멈추지만, 유예는 행동을 이어준다

팀장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이 방식은 절대 쓰지 마세요.”
“이번에는 실수 없이 가야 합니다.”

의도는 이해할 수 있다.
실패를 줄이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말은
팀원을 단단하게 만들기보다
몸을 굳게 만든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이다.

  • 새로운 업무 방식이 도입됐다
  • 팀원들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 실수 가능성도 높다

이때 팀장이 말한다.

“이번에는 무조건 제대로 가야 합니다.”

팀원은 시도를 줄인다.
안전한 선택만 한다.
결과적으로 움직임이 느려진다.


반대로 기준을 이렇게 바꾼다.

“일단 이 방식으로 이번 주까지만 가봅시다.”
“불편하면 다음 회의에서 조정해도 됩니다.”

이 말은 포기가 아니다.

  • 지금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 한 번에 끝내지 않아도 된다
  • 다시 고칠 수 있다

이 여지가
사람을 움직이게 만든다.

금지는 판단을 멈추게 하지만,
유예는 행동을 이어지게 만든다.


4. 실패를 끝으로 해석하지 마라

목표가 흔들릴 때
가장 위험한 말은 이것이다.

“이번 분기는 이미 끝났어.”

이 순간부터
사람은 스스로를 놓는다.

한 번의 실패를
전체 실패로 해석하면
조절 기능이 무너진다.

그래서 기준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 “이번 주는 안 됐지만”
  • “다음 주에 만회하면 된다”

실패를 중간 사건으로 남겨두면
사람은 다시 돌아온다.


5. 긍정만으로는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반드시 됩니다.”

이 말이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이것만 반복되면
오히려 행동은 줄어든다.

긍정만 강조되면
뇌는 이미 성공한 상태로 착각한다.
그리고 긴장을 풀어버린다.

그래서 필요한 건
현실을 포함한 긍정이다.

  • 무엇이 어려울지
  • 어디서 막힐지
  • 그때 어떻게 대응할지

이걸 함께 이야기할 때
사람은 실제로 움직인다.


6. 팀장이 기억해야 할 네 가지 기준

팀이 흔들릴 때
의지를 점검하기 전에
이 네 가지를 먼저 보자.

첫째

의지를 요구하기 전에
상황이 움직일 수 있게 설계됐는가?

둘째

금지하고 있지는 않은가,
유예하고 있는가?

셋째

실패를 끝으로 해석하고 있지는 않은가?

넷째

긍정만 말하고
현실은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7. 현실을 받아들이는 팀이 끝까지 간다

목표를 이루는 팀은
의지가 강한 팀이 아니다.

  • 잠시 흔들려도
  • 다시 조정할 수 있고
  • 계속 움직일 수 있는 팀이다.

그래서 팀장이 해야 할 일은
사람을 다그치는 게 아니라
현실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윤활유 없는 엔진은 오래 못 간다.
의지라는 엔진을 탓하기 전에,
현실이라는 윤활유를 설계하자.

그게 팀을 끝까지 데려가는
팀장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