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장. 창의성의 조건
많은 조직이 이렇게 말한다.
“틀을 깨라.”
“자유롭게 생각해라.”
“창의적으로 접근해라.”
그런데 이상하다.
자유를 줬는데 아이디어는 잘 나오지 않는다.
왜일까?
1. 창의성에 대한 흔한 오해
우리는 창의성을 이렇게 생각한다.
- 형식이 없어야 하고
- 제약이 없어야 하고
- 마음껏 상상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가장 흔히 벌어지는 일은 이렇다.
“아무거나 해봐.”
→ 멍해진다.
→ 기존에 하던 방식으로 돌아간다.
자유가 너무 넓으면
사람은 오히려 안전한 선택을 한다.
창의성은 무한한 공간에서 나오지 않는다.
적절히 제한된 공간에서 나온다.
2. 왜 제약이 도움이 되는가
제약은 생각의 방향을 좁힌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의 깊이를 만든다.
“마음대로 만들어 봐.”
보다
“이 다섯 가지 안에서 해결해 봐.”
가 더 어렵다.
그래서 더 많이 고민한다.
제약이 생기면 사람은
- 우회 방법을 찾고
- 조합을 시도하고
- 기존 방식을 변형한다
창의성은 무(無)에서 나오지 않는다.
재료 안에서 조합된다.
3. 형식은 창의성을 죽이는가?
형식은 억압처럼 보인다.
- 글자 크기
- 분량 제한
- 보고 시간
- 페이지 수
하지만 생각해보면
형식은 생각을 압축하는 훈련이다.
1페이지로 정리하라는 말은
줄이라는 말이 아니다.
핵심을 남기라는 말이다.
시간이 5분으로 줄어들면
말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구조가 선명해진다.
형식은 창의성을 막는 게 아니라
사고를 정교하게 만든다.
4. 자유로운 사람 vs 구조 속에서 단련된 사람
처음에는 자유로운 환경이
더 창의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이가 드러난다.
자유만 경험한 사람은
구조가 바뀌면 흔들린다.
반대로
제약 속에서 훈련받은 사람은
- 상황이 바뀌어도
- 분량이 달라져도
- 대상이 달라져도
형태를 바꿔 대응한다.
이건 단순한 적응력이 아니다.
구조를 다루는 능력이다.
5. 창의성은 ‘틀을 깨는 능력’이 아니라 ‘틀을 다루는 능력’이다
많은 사람이
“박스 밖에서 생각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박스를 이해하지 못하면
밖으로도 못 나간다.
창의적인 사람은
- 규칙을 모르고 깨는 사람이 아니라
- 규칙을 알고 변형하는 사람이다
제약을 충분히 경험한 사람만
어디를 바꿔야 하는지 안다.
6. 팀장이 만들어야 할 환경
그렇다면 팀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1) 무제한 자유를 주지 말 것
“자유롭게 해봐.” 대신
“이 조건 안에서 해결해봐.”라고 말하라.
2) 제약의 목적을 설명할 것
형식을 강요하지 말고
왜 필요한지 알려줘라.
제약이 이해되면
억압이 아니라 도구가 된다.
3) 다양한 버전 훈련을 시킬 것
같은 내용을
- 1페이지로
- 5분 발표용으로
- 30분 토론용으로
바꿔보게 하라.
이 과정에서 사고가 확장된다.
7. 창의성은 훈련의 결과다
많은 사람이 말한다.
“저는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하지만 창의성은 타고나는 성향이 아니다.
구조를 다뤄본 경험의 축적이다.
- 제한된 조건
- 반복된 압축
- 다양한 변형
이 훈련이 쌓이면
아이디어의 밀도가 달라진다.
8. 자유가 아니라 ‘잘 설계된 제약’이다
창의성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폭발하지 않는다.
명확한 문제,
분명한 조건,
적절한 제한 안에서
정교하게 만들어진다.
팀장이 해야 할 일은
“더 자유롭게 해봐.”가 아니다.
“이 조건 안에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보자.”
창의성은
방임에서 자라지 않는다.
설계된 환경에서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