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익숙함은 실력을 높이기도 하지만, 판단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1. 경험이 많은 사람이 더 크게 실수하는 순간
가끔 이런 장면을 본다.
- 베테랑은 중요한 조건을 놓치고
- 처음 맡은 사람은 오히려 꼼꼼하다
직관적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
경험이 많을수록 실수는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 현상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판단 방식의 문제다.
2. 익숙해지는 순간, 우리는 덜 생각한다
처음 맡은 일 앞에서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조심해진다.
- 한 줄 더 읽고
- 한 번 더 확인하고
- 실수할 가능성을 먼저 떠올린다
반대로 익숙한 일 앞에서는
판단이 자동으로 흘러간다.
- “이건 늘 하던 거야”
- “대충 봐도 문제없어”
이때 판단은 빨라지지만,
깊이는 얕아진다.
3. 문제는 ‘게으름’이 아니라 ‘자동화’다
익숙한 사람의 실수는
대충 하려는 태도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너무 많이 해봐서
다 봤다고 느끼는 순간 생긴다.
이때 사람은
확인 과정을 생략하고,
예외를 보지 않고,
전제를 의심하지 않는다.
익숙함은
집중을 풀게 만드는 힘이 있다.
4. 익숙함과 피로가 만나면 실수는 거의 필연이 된다
앞 장에서 이야기했듯,
판단 자원은 하루 동안 계속 소모된다.
이 상태에서
익숙한 일을 빠르게 처리하려 들면
가장 위험한 조합이 만들어진다.
- 익숙해서 방심하고
- 피곤해서 다시 생각하지 못한다
이때 실수는
능력이 아니라 조건의 결과다.
5. 팀장이 자주 저지르는 배치 실수
많은 팀장이 이렇게 판단한다.
- “이건 늘 하던 일이니까 베테랑에게”
- “이건 처음이니까 비교적 쉬운 걸로”
겉보기엔 합리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위험하다.
익숙한 사람에게 익숙한 일을 맡길수록
자동 판단이 강해지고,
확인은 줄어든다.
반대로
낯선 일을 맡은 사람은
의도적으로 더 느리게, 더 조심스럽게 판단한다.
6. 그래서 기준은 이렇게 바뀐다
이 지점에서 기준이 하나 생긴다.
익숙한 일일수록 더 많은 확인 장치를 붙인다
- 익숙한 보고서일수록 리뷰를 붙이고
- 반복 업무일수록 질문을 허용하고
- “원래 이렇게 한다”는 말이 나오면 멈춘다
익숙함은 편안함이지만,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7. 팀장이 설계해야 할 ‘의도적 불편함’
좋은 팀은
불필요한 불편은 없애지만,
필요한 불편은 남겨둔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 제출 하루 전 동료 검토
- 익숙한 작업도 설명하게 하기
- 신입의 질문을 멈추지 않기
이 불편함은
속도를 늦추기 위한 게 아니라
사고를 깨우기 위한 장치다.
8. “원래 그렇게 해”는 경보 신호다
회의나 보고 중
이 말이 나오면
팀장은 멈춰야 한다.
“왜 그렇게 하는지
지금도 설명할 수 있는가?”
설명할 수 없다면
그 방식은 이미
과거의 상황에 맞춰진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익숙함은 종종
업데이트를 멈추게 만든다.
9. 팀장이 먼저 한계를 인정할 때 생기는 변화
어느 순간부터
팀장은 이렇게 말하기 시작한다.
- “지금은 내가 피곤해서 제대로 못 볼 것 같아”
- “월요일 오전에 다시 보자”
이 말은 무책임이 아니다.
오히려 판단 품질을 지키는 선택이다.
팀원들도 그걸 보고 배운다.
- 무리하지 않는 것도 책임이라는 것
- 빠르게 처리하는 게 항상 좋은 건 아니라는 것
이 장을 마치며
익숙함은
경험의 결과이지만,
동시에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조건이기도 하다.
팀장의 역할은
익숙함이 자동 판단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멈추게 만드는 것이다.
익숙한 일일수록
한 번 더 묻고,
한 번 더 확인하라.
그 작은 불편함이
팀을 큰 실수에서 지켜준다.
경험이 쌓일수록
판단은 좋아지는 게 아니라
자동화된다.
팀장은 그 자동화를 끊는 사람이다.